3.1 엑사미터!
바너드 루프는 오리온자리에 있는, 빛나는 수소 가스로 이루어진 거대하고 희미한 호이다. 오리온의 허리띠와 칼의 동쪽을 둘러싸며 휘어 있고, 호는 끝에서 끝까지 약 330광년에 걸쳐 있다. 광년은 빛이 1년 동안 이동하는 거리이며, 약 9조 4600억 킬로미터에 해당한다. 이 고리는 지구에서 대략 1,300~1,400광년 떨어져 있다.
바너드 루프는 호이다. 얇은 가스 껍질의 가장자리를 옆에서 본 모습이므로, 크기는 호의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의 거리이다. 지구에서 보면 이 호는 하늘에서 약 14도에 걸쳐 있다. 이것이 우주에서 실제로 얼마나 큰지는 고리까지의 거리에 따라 달라진다.
2023년의 한 연구는 이 고리까지의 거리를 400파섹으로 보았으며, 파섹은 약 3.26광년이다. 이 거리에서 하늘의 14도는 대략 100파섹, 즉 약 330광년에 해당한다. 2011년의 한 연구는 거리를 440파섹으로 보고 길이를 110파섹, 즉 약 360광년으로 제시했다. 두 수치 모두 근삿값이다.
오리온의 허리띠와 칼에 있는 뜨겁고 질량이 큰 별들은 강한 자외선을 내뿜는다. 이 빛이 고리 속 수소 원자에서 전자를 떼어 내고, 그 결과 가스는 수소의 붉은빛으로 빛난다. 이 가스는 약 6,000켈빈(섭씨 약 5,700도)으로 따뜻하지만 극히 희박하다. 1세제곱센티미터, 즉 한 변이 1센티미터인 정육면체마다 자유 전자가 약 2개밖에 들어 있지 않다.
빛이 너무 희미해서 이 고리는 사진에서만 발견되었다. 1889년에 W. H. 피커링이, 1894년에 이 고리의 이름이 유래한 E. E. 바너드가 발견했다. 아마추어 천문가들이 카메라로 즐겨 촬영하는 대상이다.
질량이 큰 별들은 주변의 가스를 빛으로, 입자의 바람으로, 그리고 죽을 때의 초신성 폭발로 밀어낸다. 바너드 루프는 오랫동안 오리온-에리다누스 거품의 밝은 동쪽 부분으로 여겨졌으며, 이 거품은 오리온의 별들이 수백만 년에 걸쳐 불어 낸 것이다. 지난 1200만 년 동안 오리온 영역에서 초신성이 10~20개 폭발했을 수 있다. 최근 연구들은 이 고리가 더 큰 거품 안에 들어 있는 별개의 작은 껍질임을 시사한다.
2023년의 한 연구는 오리온 주변 먼지의 3차원 지도를 이용했다. 그 결과 이 고리가 OBP-B1이라는 젊은 성단 주위의 큰 공동과 일치함을 확인했다. 차가운 가스와 먼지로 이루어진 오리온의 세 주요 구름, 즉 오리온 A, 오리온 B, 람다 오리오니스는 이 공동의 껍질 위에 놓여 있다.
이 연구는 성단의 빛과 바람, 그리고 적어도 한 번의 초신성이 이 고리의 모양을 빚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지었다. 발견된 지 130년이 넘은 지금도 이 고리의 정확한 기원은 논쟁 중이다.